2020. 10. 17. 11:44ㆍ늘그막의 베이킹일기
소심한 사람이 소심한 베이킹을 시작했다.
빵 먹는것을 좋아하지만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었고.
그에 대한 철학이나, 관심이 있지도 않았다.
단걸 시러하진않지만 결코 좋아한다고 볼 수 없고, 디저트류에 열광하지도 않는 사람이
갑자기 베이킹을 시작했다.
처음 등록해본 베이킹 클래스는. 너무 좋은 클래스인만큼
수강자들의 수준도 높아보였다.
빵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는 것은. 첫수업 당일 바로 만들어진 대화방의 글들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.
그래서 더 기가 죽었다.
빵의 관심도 1%로 시작하는 내가, 참 무식한 사람으로 까발려지는 것 같아 나락으로 빠지는 기분이었다.
좋은사람들인걸 알면서도, 따뜻한 말이오가는데도, 그동안 애써 잘 숨겨뒀던 소심함이 꾸물꾸물 터져나와,
거부당하는 느낌마저 들어 혼자 괴로워했다.
"나는 배우러 가는사람"_ 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자꾸 잊어버렸다.
스스로의 페이스대로 확신을 가지고 강단있는 삶을 사는 E.J 언니는,
나 베이킹시작했어. 라는 말만 듣고도, 비교하지마. - 라고 얘기해주었는데,
평소에 알던 언니의 음성이 겹쳐,
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위로를 받았다.
지금도 따뜻하고 강한 언니의 목소리가.
남시선을 의식하지마. 너는 너만의 스타일이 있어. 남과 비교하지마. _라고 해주는것같다.
작은마음이 튀어나올때마다 언니의 목소리를 떠올려야지.
베이킹 일기를 써보기로했다.
약한 마음을 두드리고 위로하기 위해서.
1도 모르는 사람도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고싶어서.
내 스스로가 나를 가장 잘 알면 좋겠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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